흐트러지고 구겨졌지만, 이게 요즘 가장 트렌디한 룩
완벽함보다 진정성, 거침없는 무드가 스타일이 되는 시대
요즘 패션, 예쁘고 정돈된 것만이 답은 아니다. 흐트러진 머리, 구겨진 티셔츠, 번진 아이라이너—이 모든 게 지금 MZ세대가 주목하는 뉴 웨이브 스타일 ‘메시 걸(Messy Girl)’이다. 마치 파티 다음 날처럼 피곤하고 자유로운 이 스타일은 지금 SNS에서 가장 뜨겁다. 하지만 이 자유로움, 정말 진짜일까?
엉망이어야 멋있다? ‘메시 걸’이 바꾼 패션 공식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유행의 중심은 ‘클린 걸(Clean Girl)’이었다. 결점 없는 피부와 정돈된 헤어, 깔끔한 룩이 미의 기준이자 성공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시절.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메시 걸은 그 반대 지점에서 등장했다.
그녀들은 의도적으로 정돈되지 않은 스타일, 감정에 충실한 모습, 그리고 혼란스러운 분위기까지 미적으로 소비한다. 이 흐름은 영국 가수 찰리 XCX가 주도한 ‘브랫(Brat)’ 스타일과 함께 주목받았고, 빌리 아일리시, 롤라 영(Lola Young) 같은 아티스트들도 대표적인 메시 걸 이미지로 거론된다.
특히 롤라 영의 곡 ‘I’m Too Messy’는 이 트렌드에 불을 붙였다. #messygirl 해시태그는 수천만 뷰를 기록 중이며, 틱톡에선 ‘클린 걸 vs 메시 걸 테스트’가 유행할 정도다.
패션 칼럼니스트 소피 아브리앗은 이 현상이 전혀 새롭지 않다고 말한다. 90년대 코트니 러브의 찢어진 스타킹,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번진 아이라이너, 2000년대 케이트 모스의 페스티벌 룩까지, 사실 메시 걸은 여러 시대를 관통해온 스타일의 재해석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이 트렌드는 2010년대의 소프트 그런지와 2000년대의 인디 슬리즈 사이 어디쯤 위치한다”고 분석하며, “이제 모든 유행은 알고리즘과 해시태그를 거쳐 확산된다”고 덧붙인다.
메시 걸 스타일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우 철저히 연출된 이미지다. 유튜브엔 ‘메시 걸 메이크업’, SNS엔 ‘룩북 튜토리얼’ 영상이 넘쳐난다.
패션 저널리스트 클레르 루셀은 “클린 걸이 완벽한 통제를 보여줬다면, 메시 걸은 진정성을 연출하는 방식”이라며, “정돈되어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계산된 이미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자유로운 스타일’도 모두를 위한 건 아니다. 루셀은 “이 트렌드는 대부분 마른 체형의 백인 여성 셀럽들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며, 다양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한계도 지적했다. 메시 걸조차도 결국 패션 산업의 마케팅 대상으로 포섭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열린 파리 여성 패션위크에서는 가죽 재질, 슬로건 티셔츠, 스키니진, 그리고 ‘J’adore Dior’ 같은 과거 작품의 재해석이 다수 등장했다. 과거 유행이 메시 걸 무드로 리브랜딩되는 중이다.
나답게 입는다는 것의 진짜 의미
메시 걸은 단순한 룩이 아니다. 감정, 혼란, 그리고 불완전함까지 스타일로 끌어올린 하나의 문화적 표현이다. 어떤 이들에게는 그것이 억압적인 미 기준에 저항하는 해방구일 수 있다.
하지만 ‘자유’조차도 포장되어 유통되는 시대. 진짜 나답게 입는다는 것은, 단순히 옷을 입는 행위 이상의 의미다. 메시 걸은 결국 이렇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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